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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를 막아주세요
한반도 덮친 북극의 비명

환경위기에 따른 위험도가 커질수록 12시에 가까워지는 '환경위기 시각'은 '오후 9시47분'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최저기온 영하 20℃ 가까이 떨어지는 맹렬한 추위는 이달 인천·경기지역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을 얼렸다.

인천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 연속 최저기온 영하 10℃ 이하를 기록했다. 인천에서 1월 하루 최저기온이 5일 연속 영하 10℃ 이하를 기록된 건 2000년대 들어 단 3번뿐이다. 수원은 이달 중 최저기온이 영하 10℃ 이하를 기록한 날짜 수가 11일로, 2013년(12일) 이후 가장 많았다.

 

이런 강력한 한파는 앞으로 더욱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추위는 물론, 역대급 장마와 폭염 등 우리가 경험했던 기후위기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경고음은 우리의 삶과 무관할 것 같은 극지에서 출발한다. 한반도에서 약 4천㎞ 떨어진 '북극'의 환경 변화는 이번 이상 한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언제까지 '가평 사과'를
맛볼 수 있을까?

기후위기는 농업 지형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가평 사과', '안성 배', '화성 포도', '연천 인삼' 등과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지역의 농산물들도 기후변화의 속도에 맞춰 점차 자취를 감추고 빈자리는 아열대 작물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2100년 사과 재배적지
사라진다?

2050년대 경기지역 사과 재배 적지는 4천756㏊로, 2010년대 대비 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포도 재배 적지는 97%, 인삼과 배는 각각 78%, 3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100년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기후변화로 늘어나는

아열대 작물재배

패션프루트, 망고, 구아바, 용과 등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가운데 경기도에서도 파파야 재배와 관련한 연구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기후위기로 변화하는 경인지역 농·어업

2050년대 사과·포도

재배지역 '씨 마른다'

이상기후 아열대 작물 뜬다

한겨울에 파파야 '주렁주렁'

경기도 농업기술원 측은 올해까지 도 시설 하우스에 적합한 파파야 재배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래에는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고온 현상과 병충해의 여파로 농산물의 생육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위기의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배출된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차가 생기는데, 지금은 온실가스 배출 중단뿐만 아니라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도 없애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타일러의 설명이다.  


타일러는 "과학자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1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며 "방법을 찾지 못하면 제가 굉장히 무섭고 심각한 영화 시나리오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어요. 이젠 행동해야 해요."

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온실가스 배출 등 인간의 여러 활동으로 기후가 변할 수 있는 걸 알게 된 지가 50년이 넘었고, 관련 내용을 연구한 건 40년이 넘었다. 해결책을 제안한 게 1980년대였는데, 진행이 안 되다가 이제는 대응이 늦어질 상황에 놓였다"며 "지구를 위해 쉬운 것부터라도 빨리 실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타일러는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2가지를 추천했다. 하나는 환경 관련 인증 제품 선택하기다. 이런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다른 하나는 회식 등을 할 때 소보다는 돼지를, 돼지보다는 닭을 먹도록 하자는 것이다. 채식을 요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기르는 과정에서의 탄소발생량 등 환경값이 적은 것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Interview

"기후변화 알게 된지 50년 넘어… 빨리 쉬운 것부터 실천"

식량난

태풍

폭염

폭우

한파

'미래엔 무슨 일이…'

기후 위기의 결과

온실가스 감축 그린 뉴딜 전략, 뜬구름 잡기 그치나

한국은 지난 2016년 11월3일 '파리기후변화협약(이하 파리협정)'을 비준했다. 파리협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미만으로 제한하고, 가능한 1.5℃까지 억제하는 것이다.

이순신이 반한 남해 딱돔

'네가 왜 인천바다서 나와'

인천 앞바다 '현재 어장'

25년 경력의 고철남 소래 어촌계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그동안 잡지 못했던 어종을 잡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남쪽 바다에서나 잡히던 어종들이 인천 앞바다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어종이 '군평선이'다.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로 온대성 어종으로 구분된다. 딱돔이라고도 불린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사로 전남 여수에 부임했을 때 처음 먹어보곤 그 맛에 깜짝 놀랐다고 하는 얘기가 전해진다. 전라도 등 남쪽 해역에서 많이 잡히는데, 이제는 인천 앞바다에서도 잡힌다는 설명이다.

고 계장은 '능성어', '감성돔' 등도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능성어는 농어목 바릿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길이가 90㎝ 전후로 자라는 대형 어류다. 능성어는 남해안과 제주도 해안에서 주로 잡혔다. 농어목 도미과의 감성돔 역시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어종이다.

이런 변화는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서해에서의 멸치 어획량은 1970년 400t 규모에서 2017년 4만7천874t 규모로, 살오징어는 같은 기간 152t에서 2천650t으로 각각 증가했다. 멸치와 살오징어는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이다.

반면 그동안 많이 잡히던 갈치의 경우 같은 기간 3만6천639t에서 2천94t으로, 참조기는 1만1천526t에서 1천76t으로 급감했다.

서해의 해면 수온은 1901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27℃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름철의 수온상승에 비해 겨울의 수온 상승이 3배 정도 높은 특색을 보였다.

바닷물 온도 변화가 어종의 먹이가 되는 식물·동물플랑크톤의 서식환경에 영향을 미쳐 동해의 오징어가 서해나 남해로 이동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다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해수의 온도 변화를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변덕스러워진

한국날씨

지구온난화

연평균기온 13.6℃

수도권 장마 54일

2019년 29개 태풍

폭염일수 27.8일

열대야일수 23.8일

유럽서 불 꺼지는 석탄발전소

국내 감축 로드맵은 '깜깜'

화력발전소 저감

'선택 아닌 필수'

인천 옹진군 영흥도 한국남동발전(주) 영흥화력본부. 수도권 유일의 석탄화력발전소다. 이곳에선 지난 10년간 연평균 3만4천GWh 규모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다. 인천을 포함해 경기, 서울 등 수도권의 주된 전력 공급원이다. 발전을 위해 쓰인 석탄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억3천149만여t에 달한다.


​석탄은 연료 효율이 좋고, 값싸게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연소 과정에서 각종 환경오염물질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배출하는 문제가 있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중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산성비의 원인이 되고, 특히 황산화물의 경우 호흡기질환 등 인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효율 이점 불구
'오염물질' 생성

영흥화력의 경우 최근 5년간 연평균 3천760t 규모의 질소산화물과 5천150t 규모의 황산화물을 배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상당한 규모다. 온실가스의 90% 정도는 이산화탄소가 차지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 인천지역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5천125만t 규모로, 이 가운데 30~40% 정도가 영흥화력에서 배출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석탄발전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기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다. 국내 전체 발전량 가운데 석탄발전량 비중은 40.4%를 차지한다. 문제는 석탄발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심각한 경기·인천
온실가스 배출

경인지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을 웃돌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온실가스 인벤토리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경인지역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4년 1억2천255만6천t에서 2018년 1억3천915만t으로 늘어났다. 13.5%의 증가율이다.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같은 기간 6억9천193만2천t에서 7억2천763만3천t으로 약 5.1% 증가했다. 경인지역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를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경인지역은 발전과 제조·건설업, 수송 등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에 따른 온실가스가 총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산업공정과 농업 등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후손들은 말할 것이다,

늘 문제는 기후였다고…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다룬 책 '2050 거주불능지구'는 지금의 기후변화 상황을 '대량 학살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폭염, 강설, 태풍, 홍수 등 현재 자연재해라고 느끼는 것들 대부분은 장래에 '나쁜 날씨' 수준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2091~2100년 폭염일수 70.8일 '상상초월'
'최저 25℃이상' 열대야 광명 69.2일·시흥 69일
인천시 연평균 기온 16.7℃ '경기보다 상승폭 커'
겨울 106일서 69일로…한파 0일·결빙 0.9일 불과

기후위기의 경고음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론화 작업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 문제를 '아직은 먼일' 혹은 '나와는 관련 없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날씨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의 일이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이뤄질 경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 경기도·인천지역의 기후변화를 예측해 본다. 기후변화 전망은 현재 추세로 감축 없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황을 가정한 RCP(대표농도경로) 8.5 시나리오(2100년 이산화탄소 농도 940ppm)에 근거했다.

​지구가 결국

'열 받았다'

​다가오는

'뜨거운 대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제48차 IPCC 총회를 열어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승인했다.

 

IPCC 측은 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는데,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하고, 2050년에 이르러서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30일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했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공급 ▲산업 ▲수송 ▲건물 ▲폐기물 ▲농축수산 ▲탄소 흡수원 등 부문별 로드맵을 제시했다.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은 전력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 가운데 36%에 달하는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에 이르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2030년께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생산원가가 기존 화석연료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IT 등 '3대 에너지 신(新)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 IT 등 신산업 육성 방침
온실가스 배출 세계 11위 한국 감축계획 불충분 비판

적극적인 감축 노력

필요한 국내 기업들

온실가스 상위 10개 업체,
전체 배출량 절반 가까이 차지

한국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80만t(잠정)이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8%, 상위 30개 기업으로 확대하면 약 64%에 달한다.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은 물론, 기업의 적극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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